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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정리하는 진짜 삼신상 차리기. (feat. 온갖 향토백과사전)

by 효나맘 2024. 3. 5.

블로그에 쓰여 있는 삼신상, 믿을 수 있을까?


 
네이버 블로그에 삼신상에 대한 글이 진짜 많아요. 육아 인플루언서 또는 육아 일기를 쓰는 엄마들의 포스팅이 엄청나거든요. 그래서 손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고, 정말 정성스러운 글이 많아요. 저 역시 그런 글들을 참고해서 똑같이 따라 했고요.
그런데 갑자기 의문이 들었어요.

"도대체 저 글들의 근거가 뭔가?"

다들 글 흐름이나 내용이 비슷비슷해서 '아, 원래 이런 규칙인가 보다.'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여러 카페를 돌아다니며 검색해 봤는데 의외로 일관되지 않고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더라고요. 
하지만 대부분 댓글들이 "들어보니 이렇던데, 엄마 마음이죠~." 이런 카더라 논조였습니다. 


진짜 삼신상을 알아보자
삼신상..

1. 삼신상이란?

 

아기를 점지해 주는 세 신령에게 감사의 의미로 올리는 상. 이게 바로 삼신상입니다. 그런데 여러 백과사전에서 다르게 뜻이 풀이된 것이 있어서 몇 가지 나열해 보겠습니다. 

 

 

▶ 삼국유사 : 삼신은 환인, 환웅, 단군을 삼신이라 하였으므로 '삼신자손'이라는 것은 우리 민족이 이 삼신의 자손이라는 뜻에서 부른 것으로 여겨집니다. 삼신을 부르는 명칭은 삼신, 삼신단지, 삼신할머니, 삼신바가지, 삼신할아버지 등으로 부릅니다. [한국민족문화백과사전]

 

 

▶ 민속에서 성주신과 더불어 중요한 가신으로 여겨지는 삼신(三神)은 아이의 잉태와 해산 대개 7세 정도의 일정한 나이까지 성장을 돌봐주는 아동보호신으로 기능을 합니다. [한국민속신앙사전]

 

 

▶ 삼신은 우리말 ‘삼’과 한자어 ‘신神’이 합성된 낱말입니다. "삼"은 생명이나 생명을 낳는 일을 뜻하는 순우리말입니다. 그래서 삼신은 생명의 신, 생명을 낳는 신으로 출산 전후, 삼칠일, 백일, 돌잔치 등의 모든 출산의례 과정과 절차에서 삼신은 치성의 대상이 됩니다. 삼신상에 쌀밥과 미역국 그리고 한지나 종이고깔을 3개씩 차리는 것은 삼신이 三신이라는 오해에서 비롯되었다 볼 수 있습니다. [한국민속대백과사전-한국일생의례사전]

 

[결론] 삼신은 세명의 신이라는 말도 있고, 생명의 신이라는 뜻도 있음.

 

 


2. 전통적인 삼신상은 어떠한가?

삼신상 차림
한국민족문화백과사전 출처.


 (1) 매번 제사상처럼 과일, 나물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저도 그동안 네이버 블로그에서 검색해서 삼신상을 차렸었기 때문에, 그대로 나와있는 대로 3색 나물+과일+떡 은 무조건 차렸는데요, 곰곰히 생각해 보니 500년 전에도 이랬을까 의문이 들어요. 겨울생 아이들에게 과일과 나물을 해줄 수 있었을까요? 당연히 아니었을 것입니다. 

 

 

진짜 전통적으로 하자면 백과사전 사료에 나오는 것처럼 출산 전과 후에 뭐 굿을 해야 하고요. 삼신의 신체가 항아리 단지 또는 바가지 주머니에 들어있다 하여 그와 비슷한 것들을 상에 두고 하기도 해야 하고요. 훨씬 다양하고 복잡합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차리는 음식은 미역국과 쌀밥 그리고 정화수밖에 나오질 않아요(백일상, 돌상 제외). 참 반가운 이야기 아닌가요.[한국대민족백과사전-한국일생의례사전]

 


(2) 공통적인 것은 쌀밥, 미역국, 정화수.

 

삼신상에 올리는 제물은 쌀밥, 미역국, 정화수, 실타래 등입니다. 대개는 산후에 한 번 지어서 치성을 드리고, 사흘째 되는 날 차려서 산모의 건강과 아이의 복을 기원합니다. 개인에 따라 출산 후 사흘째(3일)가 되는 날 한번, 이레날(7일째)마다 일곱이레(49일째)까지 정성을 다하지만, 보통은 이레(7일) 또는 세이레(7일마다 3번)에 그칩니다. [한국대민족백과사전-한국일생의례사전]

 

 

그리고 백일과 돌에도 삼신상을 차리는데, 그 외에는 특별한 날과 관련 없이 아이가 아프거나 잠을 잘 자지 못하고 보챌 경우, 삼신에게 마음을 의지하고 싶을 때마다 정화수를 떠놓고 빌었다고 합니다. 또한 집안에 따라서는 아이가 성인이 되기 전까지도 생일마다 삼신상을 차리기도 한다고 하네요. [한국대민족백과사전-한국일생의례사전]

 

 

 

<정리>

  • 밥은 무조건 흰쌀밥.
  • 맨 미역국이라 하여 미역을 기름에 볶지 않고 간도 안 함. - 기름이 산모의 젖을 말라붙게 한다는 속설 때문.
  • 정화수.
  • 산모는 삼신밥에 미역국을 말아 남김없이 먹음. - 첫국밥.
  • 삼신상은 시어머니나 시할머니가 차렸으나 요즘은 친정어머니가 와서 차리는 경우도 있음? 요즘은 산후조리원 식당 이모님이 차려주는 게 제일 많을 듯  -삼칠일정도까지만!
  • 첫국밥은 산모만 먹었고, 삼신밥은 가족이 먹기도 함. 가족 외에 다른 사람이 삼신밥을 먹으면 집안의 자손복(子孫福)이 나간다고 생각해 식구끼리만 먹음. [한국민속신앙사전 - 가정신앙편]

(3) 떡은 지역마다 다르다.

 

 

아이의 탄생을 기념하는 백일과 돌에는 삼신상에 올리는 기본적인 제물 외에 수명과 복을 상징하는 백설기, 수수팥떡 등을 차리기도 합니다. [한국민속신앙사전-가정신앙편]

 

<백일 전까지 하는 떡>

  • 전라도 나주 - 이레마다 시루떡.
  • 충청도 금산 - 시어머니가 첫이레, 셋째 이레, 일곱이레에 시루떡.
  • 전라도 장수 - 첫이레 지나면 찰떡.

※ 해도 되고 안해도 됨. 현대에는 거의 안함.

 

 

<백일떡>

백일은 아이가 태어난 지 백일 째가 되는 날로, 보통 ‘백일’이라 부릅니다. 백일은 각 가정의 형편에 따라 다양하게 치르는데, 대개 백일 때는 미역국, 쌀밥, 과일 등을 장만하여 삼신상을 차립니다. 이 밖에 흰떡을 해서 백사람에게 나누어 먹으면 좋다고 하여 자손이 귀한 집에서는 실제 백 집에 떡을 돌리기도 하고 길거리에 나가지나가는 사람에게까지 일일이 떡을 나누어 주어 백 사람을 채우기도 합니다. [한국일생의례사전-육아의례]

 

 

  • 전라도 나주 - 백설기로 백일떡.
  • 전라도 순천 - 떡에 대추를 넣어 백 개 떡을 만들어 먹고 아이에게도 먹임. 
  • 충청도 당진 - 수수팥떡을 해서 이웃과 나눠 먹음.
  • 충청도 청주 - 백설기와 수수팥떡을 함. - 10살까지 수수팥떡 해줌. 
  • 강원도 춘천 - 백설기와 수수팥떡을 해서 이웃과 나눠 먹음.
  • 강원도 영월 - 백설기, 수수떡, 송편을 해서 100명의 사람과 나눠 먹음. 

※ 백일상 차리면서 대부분 함.

 

<돌떡>

돌은 아이가 태어난 지 1년이 되는 날로, 각종 음식을 장만하여 돌상을 차려서 이웃 사람과 친지를 초대하여 성대히 잔치를 베풉니다. 그래서 보통 지역에서 떡은 기본적으로 다 했던 듯합니다. 

 

※ 돌상 차리면서 대부분 함.


(4) 삼신상에 매번 나물 차렸다는 소리는 1도 없다.

 

(5) 삼신상에 수저와 젓가락은 두지 않는다. [한국일생의례사전]

 

(6) 동트기 전에 차려야 한다는 것도 찾아보기 힘들다.

 

(7) 축문도 크게 근거가 없다.

 

(8) 아이만 혼자 두고 나와 있는 것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3. 아이가 건강하고 복되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

이처럼 삼신신앙이 각각인 까닭은 삼신신앙 자체가 집안의 주부에 의해 개인적으로 행해지기 때문에 여러 가지 모습으로 전승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한국민속신앙사전-가정신앙편]

 

 

 

블로그나 여러 맘카페에서 말이 달랐던 이유는, 위의 글에도 있듯이 "집안의 주부에 의해 개인적으로 행해지기 때문에"였던 것이었습니다. 

 

 

저도 그동안 제대로 모르고 블로그를 통하여 어설프게나마 따라했었는데요. 평소에 먹지도 않는 고사리 사서 그날 다 먹어 치우려다가 먹지도 못하고, 수수팥떡도 안 좋아하는데 결국 버렸거든요. 그러면서 약간 '이러면 안 되지 않나..' 죄책감이 들기도 했고요. 그런데 이번엔 제대로 공부해서 전통적인 삼신상으로 차렸습니다. 간단히 정화수, 미역국, 쌀밥 올리고 동트기 전에 축문 써서 아이와 함께 있는게 다였어요.  

 

 

여러 지역마다 삼신상 차리는 법은 다 다르지만, 엄마들의 마음은 모두 똑같겠죠. 아이의 건강과 무병을 기원하는 것뿐이죠. 하지만 잘못 전해진 정보보다는 이렇게 제대로 한 번 훑어보고 조상님들과 같은 마음과 방식으로 하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전통적인 삼신상 상차림, 마지막으로 최종 정리 해보겠습니다. 


4. 삼신상 차리기 - 최종 정리

 

 

1. 출산 후 3일, 7일, 14일, 21일 (때에 따라 49일도 챙김) - 현대에는 대부분 안함.

 

2. 삼신상은 백일상, 돌상까지. - 지역마다, 집안마다 다르게 정함. 7세, 10세, 아이가 어른되서 출가하기 전까지도 가능.

 

3. 떡을 만들어 나눠주는 것도 마음대로 해도 됨. - 백설기, 수수팥떡, 송편, 인절미 등 다양함.

 

4. 떡과 나물, 과일은 돌상에만 올림. 왜냐하면 잔치니까. (백일상도 올리기도 함.)

 

5. 삼신상은 미역국, 쌀밥, 정화수만 올림.

 

6. 수저, 젓가락 없음.

 

7. 동트기 전까지도 근거는 없으나, 딱히 정해진 시간도 없음.

 

8. 축문도 근거는 없으나, 딱히 할 말도 없음. 그냥 기도하셔도 될 듯. 

 

9. 밥과 국만 가족끼리 다 먹는 게 좋음. 

 

 

 

<제가 했던 예시>

  • 아이 생일 날 아침 동트기 한 시간 전에 일어난다.
  • 쌀밥을 짓고, 정수기의 물을 한 번 끓인다.
  • 미역은 불려서 간장으로만 볶아 국을 만든다.
  • 상에 쌀밥, 미역국 세개씩 놔도 되고, 하나씩 놔도 된다.
  • 정화수도 한잔만 놔도 된다.
  • 젓가락과 수저는 필요없다.
  • 축문을 미리 써둔다.
  • 아이방에다가 상을 두고 아이도 같이 둔다. 
  • 축문 한 번 읽고, 아이를 두고 나온다. - 현관문도 살짝 열어두긴 했어요.
  • 10분 뒤에 들어가서 상을 치우고 미역국에 간해서 다시 끓여 온 가족이 다같이 먹는다.
  • 떡은 해도 되고 안해도 되고, 많이 해서 돌려도 되고 안돌려도 됨.
  • 끝.

 

축문의 내용은 “젖 잘 먹고 젖 흥하게 점지해서 잘 먹고, 잘 놀고, 잘 자고, 긴 명을 서리 담고, 짧은 명은 이어대서 수명 장수하게 점지하고, 장마 때 물 붇듯이 초생달에 달 붇듯이 아무 탈 없이 무럭무럭 자라게 해주십시오.”하고 절을 두 번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삼신상 [三神床]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국립민속박물관 전시해설 삼신상
국립민속박물관 전시해설

 

일곱이레, 백일, 돌 등의 육아의례는 가정과 지역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으나, 아이의 건강과 무병을 기원하는 점에서는 공통된다. 과거에는 아이가 아프거나 죽는 일이 허다했기 때문에 이러한 의례를 통해 더욱 절실하게 그리고 정성을 들여 의례를 수행하였을 것이다. 일곱이레 동안 아이를 궂은 것으로부터 보호하고, 백일에는 미역국, 쌀밥, 과일 등을 장만하여 삼신상을 차리거나 떡을 만들어 주위 사람에게 나누어 준다. 그리고 돌이 되면 각종 음식을 장만하여 돌상을 차려서 삼신께 바친 뒤에 이웃 사람과 친지를 초대하여 성대히 잔치를 베풀고, ‘돌잡이’를 통해 아이의 미래를 점쳐 보기도 한다. 모두가 아이를 점지해 주는 삼신에게 아이의 무탈을 기원하는 행위로 가장 한국적인 부모애父母愛가 담긴 의례라 할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육아의례 (한국일생의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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