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부터 차근차근 세웠던 계획들은 여러가지 이유와 핑계로 수정되거나 사라지면서 블로그와 아이 교육도 그러한 수순을 밟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역시 사람 뜻대로 안 되는 게 인생이라는 걸, 차라리 기대를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며 가을부터 엄마표 수업을 시작하게 된 아이 공부를 다시 한번 정리하려 합니다.
1. 4학년부터 어학원 보내기 -> 중도 포기
1월부터 대형 어학원에 보내서 어려웠지만 곧잘 적응하고 다녔던 아이는 3월에 수학학원과 병행, 그리고 6월부터는 수학이 주말수업을 끼고 주3일이 되면서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저도 물론 라이딩하느라 힘들었고요. 그래서인지, 여름방학 무렵부터 지금까지 자질구레한 잔병치레를 계속하고 있어요.
잘하려는 욕심이 많은 아이라 그런지, 학원 선생님들께 수업시간에 긴장도가 높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어요. 학원이 너무 좋고 재밌는데 스스로 자꾸 더 잘하고 싶어하는 욕심을 버릴 순 없었나 봐요. 그러더니 결국 2학기가 시작되고 고꾸라지기 시작했고, 빠르게 판단하여 어학원을 끊었습니다.
2. 수학학원 -> 현재 진행 중
수학학원만은 절대 안끊는다고 열심히 다니는 중입니다. 곧 중1 선행이 들어가게 되는데,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다른 학군지 좋은 동네 애들은 그 많은 학원을 어찌 다니는지 인간적인 경외심이 들 정도네요. 우리 아이는 허약한 체질이 아님에도 7월에 걸린 코로나 후유증인지 계속해서 감기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이제 좀 잦아들어 가고는 있지만, 곧 겨울이 다가오니까 보온과 목 상태에 많이 신경 쓰는 중입니다.
3. 앞으로도 첩첩산중인데...
솔직히 말하면, 어학원은 너무 시간을 많이 잡아 먹었어요.국어니 한국사니 과학이니 할 것도 많고, 놀기도 놀아야 하는데. 영어만 내가 뒷받침해주면 될 것 같은데... 하는 마음으로 제가 다시 커리큘럼 짜서 공부 시작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수업하는 도중에 서로 기분 나쁘거나, 아이가 열받게 하거나. 아무튼 하루도 조용히 지나가지 못하지만, 그래도 서로 체력적으로 덜 힘들고 시간을 더 알차게 쓸 수 있어서 좋네요.
아이와 제가 나눠가진 시간표입니다.
영어 - [월,수,금] 주 3회.
영어는 우선 아이가 대형 어학원을 그래도 9개월간 다녔기 때문에 방대한 양에 대해 어느 정도 적응이 된 상태였어요. 그런데 제가 어학원에 가장 큰 불만은, 너무 디테일이 떨어진다는 것이었어요. 아이가 전반적인 영어 능력은 상승해도 세세하게 물어보면 제대로 모르는 게 너무 많았죠. 저는 그것부터 고치려고 했고, 세세하게 문장 구조를 가르치며 해석을 해보는 중이에요.
우선 리딩은 대형 어학원의 수준은 따라가야 할 것. 그리고 우리는 양으로 승부할 것. 많은 문제집을 풀어보려고 합니다. 리스닝 교재는 주1회만 하고, 나머지는 티시태시 딕테이션으로 대본을 계속 읽고 동시에 따라 말하기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대본은 제 손으로 넷플릭스 자막 타이핑 중입니다.
기간은 3개월로 잡고, 3개월마다 책 갈아치울 목표로 공부시키는 중입니다. 빡세진 않아요.
목표 : 영어 리딩 능력 향상 + 원서와 애니메이션으로 노출하며 공부와 테스트.
리딩 - 인사이트 링크2 교재 살펴보기
이 교재는 학습지 자료가 너무 풍부해서 좋습니다. 단어시험장, 매일학습장, 리뷰테스트, 중간고사, 기말고사 등등으로 자주 테스트를 하고 책 내용도 좋아서 너무 마음에 들어요.
리스닝 - 브릭스 리스닝 150 교재 살펴보기
그냥 쏘쏘한 편.
문법 - 문법이 쓰기다 1 교재 살펴보기
원서 - Fancy Nancy 교재 살펴보기
국어 사회 과학
사회, 과학은 학교에서 생각보다 빨리 진도를 나가지 않기에 일주일에 1번씩 하고 있고, 겨울부터는 와이즈만 과학을 보낼 생각이라 과학은 이번까지만 하고 저는 손 놓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국어는 양이 제법 있고 진도도 사회 과학보다는 나가는 편이라 양을 더 많이 풀게 하고 있습니다. 논술을 더 할까 싶다가, 영어에서 쓰는 양이 많아서 논술보다는 독서에 치중하고 도서관에서 자주 책을 대여해 보는 중입니다.
국어 독해는 비타민 독해력 3을 풀고 있네요. 작년에 사둔 거 아까워서 그냥 풀리는 중입니다.
한국사
중학교에 오르기 전 두 번은 돌고 가야 어느정도 흐름을 알겠다 싶어서 EBS 매일 쉬운 스토리 한국사 1 수업 중입니다. 2까지 하고, 쉬었다가 5학년 지나서 그 윗단계 스토리 한국사 진행 예정입니다. 어느 정도 역사를 배우게 하니, 여러 가지 방면으로 말이 통해서 요새 더 좋네요. 예를 들면, 세종대왕 시절을 얘기하다가 뜬금없이 신라시대 때 얘기를 하면, 그건 신라시대고 세종대왕은 조선시대라고 하면 알아 들어요. 시간을 구분해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독서
욕심같아서는 한국사나 세계사 또는 교양에 관련된 책을 읽으면 좋으련만, 늘 창작동화만 찾아요. 그래도 이렇게라도 습관을 넓히면 나중에 궁금한 분야가 생겼을 때 우선 책부터 찾을까 싶어 원하는 대로 읽히는 중입니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 표지를 작게 스티커용지로 프린트해서 아이에게 오려줍니다.
그러면 독서록에 한줄평을 남겨요. 10개를 남기면 5천원 쿠폰을 줍니다. - 보상을 좋아하는 아이라 ㅠㅠ
:::: 나가며...
우선은 더 많은 다양한 학습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어학원을 끊은 장점이 되겠습니다. 물론 가끔 서로 힘들면 공부를 한 두 개씩 빼긴 하겠지만, 아직은 어리니까 괜찮아요. 수학은 학원에 맡겨두고 저는 이렇게 나머지 영역에 힘을 실어 주려고 합니다.
12월부터는 와이즈만 과학을 다닐 예정이에요. 과학을 좋아하는데, 학교에서 실험을 자주 해주지 않고 실습할 기회도 선생님이 교탁에서 혼자 시범을 보인다고 자주 그러길래 네가 직접 가서 해봐라, 하고 보내기로 했습니다. 그 후기도 남기겠습니다.
저희 아이 매일 학습 점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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