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학년 아이들 한국사 공부법, 어렵지 않다?!
tvn '벌거벗은 한국사'를 아이와 가끔 시청한다. 어떤 주제는 흥미롭게 1시간 내내 시청을 잘하다가도, 어떤 건 조금 보다가 그냥 재미없다고 안 보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나는 우리 아이가 역사를 좋아하는 건지, 싫어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아이에게 역사의 접근법을 잘 못한 것이란 걸 얼마 전에 알게 되었다. 어떻게 해야 아이가 역사를 좋아할까? 나는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사 초등학교 5학년에 등장?!
초등학교 사회 과목을 세분하자면 [일반사회, 지리, 한국사]로 나뉜다. 초등학교 3학년에 올라가면 처음으로 사회 교과서를 학교에서 받아온다. 재밌을 것 같아 구경해 보면, 대부분 '지리'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주변의 실생활을 접목시킬 수 있어서 그런지 사회를 쉽고 할 만한 과목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주변 선배엄마들의 말을 들어보면 갑자기 초등학교 5학년 2학기에 사회에 한국사가 등장한다고 한다. 그것도 한 학기 동안 70만 년의 세월을 한 번에 쭉 훑는단다. 말도 안 되는 커리큘럼이다.
최근 한 아이돌 가수가 우리나라 역사를 단편소설이라고 말해 화제가 됐었다.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사회시간을 빗대어 말한 것일까? 방대하고 광활한 우리나라 역사를 한 학기로 퉁치려면 어쩔 수 없긴 하겠다. 하지만 한국사를 초등학교 때만 배우는 게 아니고 결국 고등학교까지 끌고 가야 하니까, 고민을 안 할 수가 없다. 역사의 흥미는 한국인으로서 당연한 것이고, 학습적인 면까지 끌고 가줘야 한다. 어떻게 하면 아이가 역사에 관심을 가질까?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시대적인 개념으로 묶는 것 조차도 어려워한다. 나 같은 경우는 아이가 여러 한국 위인들을 잘 알고, 몇몇 사건도 잘 알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알 것이라 지레짐작했었다. 게다가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노래도 지금도 잘 외우고 있어서 그 흐름대로 이해할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유관순 열사가 가장 최근이고 정조대왕은 그보다 200년 전이라고 아무리 설명해도 이해를 못 하더라. 몇 백 년의 시간을 앞뒤로 왔다 갔다 하는 것 자체가 아직 개념이 안 잡힌 것 같다. 물론 이건 우리 아이의 이야기다.
초등학교 3학년, 4학년은 괜히 힘빼지 말자.
일단은 굉장히 멀리 보자면, 대입에서 한국사 잘 몰라서 대학 못 가는 경우는 없지 않은가? 그러니까 한국사를 초등학생 때부터 학습적으로 접근하지 말자. 물론,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의 응시자는 제외다. 결국은 사람들이 살았던 이야기이다. 그러니 일단은 엄마부터도 가볍게 생각하고 아이에게 막 무언가를 주입하려고 하지 않아야 한다.
위에서 말한 '벌거벗은 한국사'를 아이와 같이 볼 때였다. 주제가 '고려시대의 무신정변'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그게 재밌었는지 노트를 가져와 등장인물과 이야기를 요약하며 보는 것이 아닌가? 참, 신기했다. 그렇게 재밌는 내용은 아니었는데. 그 후로도 가끔 아이가 그 프로그램을 보던 주제는 전쟁이나 투쟁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래서 그런 주제가 나올 때면, 미리 예약을 해두어 본방송을 사수하곤 한다.
알고 있는 역사적 사건을 책으로 연계해 주고 싶었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도서관을 찾아 관련 위인의 이야기가 담긴 책을 대여했다. 아니면 그 사건이 일어날 당시를 그린 이야기책을 빌리기도 했다. 그러면 아이는 그 책을 잘 읽기도 했고 때로는 아예 안 읽기도 했다. 그래도 모두 자유롭게 아이가 하고 싶은 대로 했다. 나도 재밌을 것 같아서 빌린 책이 재미없으면 안 읽으니까.
5학년 교과서에서 미리 키워드 힌트를 찾자!
초등학교 5학년 2학기라는 짧은 시간에 역사를 훑는다 해도, 분명 대표되는 시대와 인물과 사건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5학년 2학기 사회 문제집을 한 권 사서 몇 개의 키워드를 찾으려고 한다. 대략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카테고리를 알고 있으니까 흥미로워할 것 같은 이야기를 찾는 것이다. 지금 역사를 전부 다 알 필요는 없다. 한 시대의 하나의 키워드만 갖고도 학습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방법은 이러하다. 첫째, 사건의 인물, 일어난 배경, 사후처리에 관한 사실적인 내용을 탐구한다. 둘째,그 다음 그 인물이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상상하여 추론해 본다. 아이와 이야기를 이 정도로 나누기는 굉장히 힘들 수 있지만, 우선은 맥락을 잡으려는 시도는 해야 할 것 같다. 셋째, 그러한 일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그리고 그 의미는 무엇인지 되새겨 보는 것이다. "너라면 어떻게 했을 것 같아?" 아마 아이들은 상상도 못 할 이야기를 펼쳐 놓을 수도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나는 역사를 좋아한다. 그래서 우리 아이도 역사를 좋아했으면 좋겠다. 같이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책도 같이 읽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아이가 역사를 싫어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공부로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적어도 지금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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