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3 때 첫 웩슬러 지능검사를 받으러 가다.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 여름이던 때, 동네에 새로운 발달센터가 오픈했다. 오픈이벤트로 많이 할인된 가격에 웩슬러 검사 행사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당시 유명한 검사 센터들이 웩슬러만 검사하는데 보통 20만 원 정도였는데, 여기는 10만 원도 안 됐었다. 검사하는 선생님의 역량이 중요하다고 들었지만, 대단한 역량을 갖춘 분께 아이의 지능을 제대로 검사하고 싶은 건 아니었다. 그냥 이벤트로 저렴한 가격에, 초3 때 하면 좋다는 말을 들어서 바로 예약했다.
당시에는 줄넘기학원밖에 다니질 않아서 상대적으로 시간이 여유로웠던 터라, 학교 마치고 3시로 예약을 잡아갔다. 하지만 검사는 한 1시간 40분 정도 진행되었고, 나중에야 생각이 든 것이지만 주말에 가는 게 낫겠더라. 아이가 하교 후라 좀 피곤한 상태에다가 잔뜩 긴장을 해서 결과가 정말 정확하진 않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기다리는 동안, 부모양육 기질 검사를 진행하였다. 검사를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다음 주에 또 가냐고 물었다. 검사를 진행한 선생님을 또 만나고 싶다는 것이었다. 이젠 만나지 않는다고 했다. 무슨 학원인 줄 알았나 보다. 검사 과정은 너무 재밌었고, 선생님이 친절하고 잘 기다려줬다고 했다. 긴 시간을 했는데 지루하지 않았다고 했다. 도대체 뭘 했는지 참 궁금하다. 내가 해볼 수도 없고 말이다.
결과는 웩슬러 지능지수 121.
결과는 좀 의외였다. 천재가 아닌 건 아는데, 그래도 좀 똑부러지는 면이 있어서 130 정도는 나오지 않을까 싶었는데 121이 나왔다. 그래도 기특하면서도 감사한 결과이기도 했다. 참, 결과는 나 혼자 들으러 갔다. 아이랑 같이 듣거나, 아이에게 웩슬러 지수를 말하지 않는 게 좋다는 선생님의 조언이 있었다. 아마도 어디 가서 잘난 척을 하거나, 자신의 한계를 짓게 될 것 같아서겠지.
선생님의 결과지 상담은 한 20분 정도 이뤄졌다. 제일 낮은 부분이 [언어의 이해] 였는데, 상황 파악 능력이 좀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물론 평균이긴 하지만, 다른 우수한 부분에 비해 이 부분이 현저히 낮긴 했다.
선생님 질문 :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집안일을 왜 시키는 것 같니?
아이 대답 : 할 일이 없어서요.
원하는 대답 : 집을 청소해서 뿌듯함을 느끼라고요, 또는 성취감이나 항상 정돈되게 생활하는 게 좋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예요.
선생님께선 아마 경험이 좀 부족하거나, 책을 읽어도 정보제공적인 책을 많이 읽었을 케이스라고 하셨다. 사실 아이가 어렸을 땐, 자가면역질환 희귀성 난치병을 의심받으며 어린이집을 안 다니고 집에만 있었다. 물론 내가 놀아주고 최선을 다했지만, 분명 한계가 있긴 했겠지. 면역이 제일 중요했기 때문에 외부접촉을 거의 하지 않고 여행도 아이가 완전히 그 병에서 자유가 되었을 때부터 다녔다. 아무튼 선생님은, 소설이나 동화책을 많이 읽어서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에 오가는 의사소통을 다양하게 파악하는 훈련이 되면 좋겠다고 하셨다.
[작업기억]과 [처리속도]가 '우수'로 높게 나왔다. 유치원 때부터 초등학교 3학년때까지 거쳐간 모든 담임선생님들의 공통된 의견이 있다. "성격이 급해요."라는 말이다. 그래서인지 다른 건 몰라도 [처리속도]가 '우수'하게 나온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려나.
문제의 난이도가 올라갈수록 집중력과 성취도가 높아진다는 건 분명 아이를 가르치는데 중요한 시그널인 것 같다. 내가 앞으로도 조금은 더 성취압박을 해도 된다라는 뜻 아닐까?
나는 아래에 '부모 양육태도검사'에 따르면 성취압력이 '10점'으로 매우 낮게 나왔다. 내가 그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이제 좀 압박을 가해봐야겠다.
감독이 '100점'이 나왔는데, 어찌 보면 아이가 숨이 턱턱 막힐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내 휘하에 아이를 자유롭게 두는 걸 좋아해서, 어디에서 뭘 하는지 실시간으로 파악이 되어야 하는데 그게 감독 '100점'이 나온 듯하다. 하지만 그냥 집에 같이 있되 아이가 방에서 문을 걸어 잠그고 뭘 하든 신경 쓰진 않는다. 오히려 좀 들어가 있었으면 좋겠다. 나도 좀 쉬게.
웩슬러 지수 120점대 아이, 이렇게 키우자.
(출처 : 유튜브 '지쌤의 지니어스 TV' 영상내용 참고하여 정리 요약.)
웩슬러 120점 대면 딱 상위 10%라고 한다. '지쌤의 지니어스 TV'의 [지능지수 120점대 아이, 이렇게 양육하시면 됩니다.]를 참고하여 정리해 보도록 하겠다.
1. 대체로 모범적인 학생.
공부하면 하는 대로 티가 나고 성과가 나는 아이들이다. 평균아이들과 비교하면 학습효율이 두 배 정도 차이가 난다. 보통 2시간 공부할 것을 1시간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120점대 아이들이 실제로 학교에서 가장 성적이 좋고 모범적이고 교사로부터 이쁨을 받는 아이들이 많다.
2. 원만한 교우관계.
또래 친구들도 이 아이들이 조금 똑똑한 것은 알고 있으나, 원격한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아이들 교우관계도 매우 원활한 편이다. 선행을 하거나 학원 수업을 받으면 학업성과가 좋다. 즐겁게 공부할 수 있다.
3. 과잉학습을 거부 못하는 경향.
초등학교 때 공부를 곧잘 하여 아이나 부모나 아이가 잘한다고 판단하여 과잉학습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아이도 그것을 거부하지 못하는데, 이 정도로 영재고, 과학고, 자사고에 갈 수 있기는 힘들다. 과잉학습에 빠져서는 안 된다.
4. 정서적 밸런스가 중요.
과잉학습으로 아이가 좌절감, 괴로움을 느끼고 실제로 고통받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너무 몰아가면 안 된다.
5. 문해력 향상.
영재고, 과학고를 위한 수과학적인 학습 내용보다는, 차라리 국어 영어가 낫다. 특히 이중국어 습득을 위한 시간을 많이 투자하면 좋은 성과를 볼 수 있다.
6. 다양한 가능성 확보.
중, 고등학교 때 다양한 경험과 시각을 넓혀주고 선택권을 주자. 전공이나 장래희망에 대해서도 부모부터 더 넓게 생각하자. 아이의 가능성을 믿어주자. 국제적인 시야를 확보하게 해 주자.
7. 과외는 짧고 임팩트 있게.
지쌤의 이야기를 종합하자면, 좀 잘해 보인다고 괜히 과학고 자사고를 염두에 두면서 아이를 사지에 몰아 공부시키지 않는 게 좋다는 것 같다. 대신 부모부터 시야를 넓혀야 한다. 수학, 과학에 천재적인 두각을 나타내지 않는 아이들을 그쪽으로 키우려고 하지 말고, 오히려 소위 문과적인 재능을 더 키워서 아이의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게 올바른 방향이라는 것이다.
사실 지쌤이 말한 특징적인 부분이 거의 우리 아이의 모습 그대로다. 솔직히 조금 소름 돋았다. 말 그대로 정확하다. 다시 한번 지쌤의 조언을 되새겨 보고, 내가 설정한 목표 내에서 위의 이야기들을 참고해 가며 아이를 이끌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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