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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4학년에 영어 공부를 시작하는 이유.

by 효나맘 2023. 1. 10.

초등학교 4학년부터 영어 공부 시작
초등학교 4학년부터 영어 공부 시작

    


초등학교 4학년에 영어 공부를 시작하는 게 하나도 늦지 않다.



호주 유학, 미국 대학 교환학생, 입시 영어강사 경력 8년인 내가 아이에게 영어를 굳이 가르치지 않았던 이유를 되짚어 보려 한다.




 

1. 지속가능한 목표설정을 하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의 외벌이 공무원 월급으로 영어유치원은 당연히 불가능이었다. 게다가 우리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우리 아이는 그 흔한 어린이집 영어 프로그램에도 노출되지 않았다. 가끔 페파피그 같은 영어 만화를 틀어주기도 했으나, 텔레비전만 쳐다보고 있는 게 싫어서 몇 번 하다가 말았다.



자연스럽게 조기교육이나 영어유치원은 멀어졌다. 하지만 우리나라 영어 교육 시스템을 나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기에, 나와 남편은 지속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기로 했다.



- 영어유치원을 보낼 정도로 여유가 되는가? NO
- 아이가 영어를 모국어처럼 하길 원하는가? NO
- 영어를 특출 나게 잘해야 할 이유가 있는가? NO
- 무엇을 위해 영어를 해야 하는가? 결국은 대학 입학을 위해서겠지.
- 영어 때문에 나중에 원망을 듣게 되진 않을까? 입시를 위해선 영어 교육을 해줄 것이고, 중학생 정도부터 영어가 필요하다고 느끼거나 너무 좋으면 알아서 하겠지. 요새 세상에 영어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얼마나 많은데!

 



그래서 우리는 일찌감치, 아이가 유치원에 입학하던 때부터 영어는 입시 영어로 접근하기로 했다. 그 말은 즉, 입시 준비를 할 때까지는 영어로 시간을 쓰지 않겠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는 초등학교 2학년에 'school'이라는 단어를 '스출'이라고 읽을 정도로 영어에 문외한이었다. 그래도 내버려 두었다. 우리는 수학을 중점으로 아이를 교육시켰다. 수학 얘긴 나중에 하겠다. 아무튼 코로나 사태에 더불어 어디 나가기도 불안했던 때, 3학년부터는 학습지와 화상영어로 워밍업을 시작했다. 간단한 기초 학습과 외국인에 대한 두려움 해소용이었다. 그리고 4학년이 되는 올해 1월부터 어학원에 등원을 시작했다. 이제 입시 영어를 시작할 때이다.




2. 한국인에게 영어는 "공부"다.

 
 

한국식으로 영어를 공부하면 외국 가서 회화를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그건 틀린 말이다. 이론적으로 영어 공부를 잘해놓으면 외국 가서도 말이 되게 잘 나온다. 이건 내 경험이다. 나는 대학생 때 외국에 처음 나갔지만, 입시로 공부한 영어와 토플 공부가 외국에서 살 때 엄청난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가 미드나 팝송을 워낙 좋아해서 달달 외우고 다니긴 했음, 대신 그 시절 한드나 k팝은 잘 모름) 괜히 중고등학교 시절에 영어 공부를 별로 안 한 사람들이 한국식 영어로는 의사소통이 어렵다고 하는 것 같다. 절대 그렇지 않다.



그래서 영유아기 때부터 영어를 노출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 모든 건 순전히 다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한 것이다. 영어가 언어다 보니 일찍부터 친근하게 해 주면 좋겠다고 생각은 한다. 하지만 결국은 무얼 하든 지속 가능해야 한다. 나는 우리 아이에게 영어"공부"를 시킬 것이기 때문에 학교에서 영어를 처음 시작하는 3학년에 시작했다. 그리고 화상영어 선생님과 학습지 선생님에게 현재 학교에서 하는 3학년 영어 수준 그 이상은 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공교육 교과서가 가장 기본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개개인의 차이는 있겠지만, 4학년부터 시작해도 충분하다. 4학년에 파닉스를 시작해도 괜찮고, 4학년에 고급영어를 시작해도 괜찮다. 중요한 건, 그 영어를 한국말로 바꿨을 때 이해하냐이다. 즉 국어 공부가 잘 되어 있냐가 관건이다. 요새 처음 영어학원을 다니는데 단어가 꽤 어렵다. 교육, 투쟁, 파업 등등 영어로 외우기에 수준 높은 단어가 나왔는데 나는 아이에게 "이거 한국어로 무슨 뜻인지 알지?"부터 확인한다. 한국어로 무슨 뜻인지 아는 나이가 됐기에, 영어로 생소하고 어려운 단어일지라도 금방 외울 수 있다.




 

3. 건강한 뇌발달이 영어보다 중요하다.



인간의 뇌는 3층 구조로 층층이 발달한다고 한다. 1층 생명의 뇌 - 2층 감정, 본능의 뇌 - 3층 지식의 뇌.
영유아 시기에 발달하는 뇌는 2층 감정과 본능의 뇌이다. 그 감정과 본능의 뇌가 즐거워야 맨 위 공부하는 뇌로 회로가 활짝 열리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즐겁게 공부시키는 게 가장 잘된다. 뛰어놀아야 할 영유아시기에 영어공부를 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해가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영어를 가르치면 아이의 뇌에 부담을 주고 귀중한 뇌를 망가뜨릴 수 있다. 창의력도 사고력이고 사고력이 잘 발달하려면 언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모국어를 잘하려고 하는 그 찰나에 영어를 갖다 집어넣으면 아이들의 사고력이 영어 수준으로 떨어진다. 창의력까지 망가지게 되는 결과를 얻게 되는 것이다.



5살 아이가 주방에 있는 도구들을 영어로 배운다고 치면, 그 아이는 한국어로 그게 뭔지 다 아는데 또다시 그걸 배우는 것이다. '주세요'를 말하고도 남을 나이에 다시 영어로 '주세요'를 배우는 것이다. 이중언어를 쓰는 가정이나 그런 외국에 사는 환경이면 모를까, 특히 아이들이 바쁜 한국에서는 영어로 쓸 시간이 없는 게 낫다. 적어도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라도 말이다. 잘 놀고먹고 싸면서, 입시 들어가기 전까지 든든한 체력을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4학년이 되어 조금 수준이 높은 영어학원으로 다니기 시작한 딸은, 지금까지는 잘 견디고 있다. 아직은 새롭고 재밌고 단어시험이 힘들다고 한다. 하지만 난 우리 딸이 잘 받아들이고 잘 견딜 수 있는 힘이 있다고 강하게 믿기 때문에, 살짝 성취 압박을 주고 있는 중이다. 아직은 내가 숙제와 단어를 일일이 챙겨줘야 해서 돈 쓰고 사서 고생하는 기분이지만, 그래도 학원 가서 더 열심히 하는 친구도 보고 새로운 방식의 공부를 하고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


 
 
앞으로도 가성비 끝장나는 영어 공부.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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