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에 바이올린 레슨을 시작하며 기대한 효과.
아이의 유치원이 5시에 끝나기에 나는 유치원 말고는 아이에게 아무것도 시키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 TV에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광고에 한 남자아이가 바이올린을 켜는 장면이 나왔다. 우리 아이는 그걸 보고 나서 바이올린을 하고 싶다고 했다. 며칠을 노래를 부르길래, 인터넷으로 '시크릿 쥬쥬의 바이올린' 장난감을 사다 줬다. 받자마자 이게 아니라며 울었다. '뽀로로의 골프' '타요의 훌라후프' 등 캐릭터 장난감을 좋아하던 아이인데 이번만은 달랐다. 진짜. 바이올린을 사달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배우겠다고 한 달을 떼를 썼다. 결국은 알음알음 바이올린 선생님을 알아봐서 레슨을 시작했다.
1.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것 자체가 인내심과 끈기를 길러준다.
6살 4월에 바이올린 레슨을 처음 시작했다. 처음 1/16 바이올린을 손에 쥐고 아무렇게나 소리를 내던 아이가 레슨을 한번 할 때마다 음을 내는 게 너무 신기했다. 사실 나는 어려서 예체능을 배운 적이 없었기에 바이올린이란 악기를 이렇게나 가까이 보는 건 나도 처음이었다. 스즈키 바이올린 1권과 이론책 그리고 시노자키 바이올린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아이가 곧잘 따라가 여러 가지 동요책과 영화 ost도 가미해 가며 수업이 진행됐다.
처음에 아이가 힘들어했던 부분은 아무래도 운지법이었다. 위에 말했듯이 나도 바이올린이란 악기에 전혀 지식이 없기에 이렇게 어려운 악기인지 몰랐다. 오른손으로 활을 움직여야 하고 왼손으로는 음을 내기 위해 정확히 줄에 손이 올라가 있어야 한다. 이걸 6살 아이가 하려니 얼마나 힘들겠는가. 그래서 첫 레슨부터 한 세네 달은 거의 바이올린 전쟁통 같았다. 왜냐면 내가 매일 연습을 시켰기 때문이다. 선생님의 숙제를 하루에 세 번 하는 것. 그리고 냉장고에 칭찬 스티커를 두고 다 채우면 용돈을 주는 식으로 했다. 처음 음 잡는 때가 엄청 힘들어서, 스스로 하겠다는 아이도 많이 포기한다고 한다.
이렇게 매일 연습을 시키며 아이와 나는 끈기라는 것을 제대로 배웠다. 언젠가 핀란드 교육 다큐멘터리에서 한 교실을 체험하는 방송을 본 적이 있다. 아이들은 각자 자기의 공간에서 탑 쌓기를 끝가지 마친 후 다시 부숴버린다. 그리고 다음 날 그것을 다시 쌓고 부신다. 이러면서 아이들은 ' 망해도 처음부터 다시 할 인내심'을 배운다고 했다. 우리가 집에서 아이에게 레고 쌓으라고 한 다음 부숴버리면 아이는 난리가 날 것이다. 작정하여 아이의 인내를 목표로 잡고 가르치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바이올린은 그런 악기다. 활을 잡고 줄을 건든다고 음이 나지 않는다. 정확한 운지를 해야 난다. 그것을 계속 반복하고 스스로 감으로 찾아야 한다. 이렇게 음을 잘 낼 때까지 한 2달 정도 걸린다. 건반만 두드리면 툭, 음이 나는 피아노같은 악기가 아니다. 그래서 인내심을 기르기에 바이올린만한 악기가 없는 듯 하다.
2. 바이올린은 뇌 훈련 그 자체이다.
- 기억력 향상
- 창의력 발달
- 학습 능력 상승
검색창에 바이올린 효과만 쳐도 무수히 많은 글이 나오기 때문에 나는 내 경험담에 비춰 말하겠다. 일단 우리 아이는 유치원 때는 바이올린 말고는 사교육을 하지 않았다. 6살 4월에 시작하여 유치원 기간 동안 1년 8개월을 했고, 아마 초등학교 들어갈때쯤이 스즈키 4권의 진도를 나가고 있었던 때였다. 나는 저학년 정도까지만 생각하고 절대 전공을 시킬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1학년 10월쯤, 손바닥에 결절종이 생겼고 한 번 시술을 한 후에도 몇 달 뒤에 다시 났기에 결국 바이올린을 그만두었다.
유치원 말고는 그 어떤 사교육을 하지 않았고, 대신 바이올린만 했다. 엄청 대단하게 뭘 한 것은 아니고, 배운 걸 매일 복습하는 수준이었다. 하루에 나랑 하면 20분도 채 안 걸리게 연습을 시켰고, 선생님과는 스즈키 2권까지는 30분 수업 그 후에는 40분 수업 주 1회를 진행했었다. 그러니 시간을 많이 쓰지도 않고 가격도 첫 레슨에 12만 원 나중에 16만 원이었으므로 조금 부담이었지만, 피아노나 영어 같은 걸 안 하니까 괜찮았다. 지금 돌이켜보자면 결과적으로 이렇게 매일 한 바이올린 연습이 지금 아이가 학습기에서 공부를 하는데 엄청난 도움이 되고 있다고 나는 절대적으로 확신한다.
운지법과 활의 위치를 기억해야 음을 내니까 기억력은 당연히 좋아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음을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연주가 되므로 앞 뒤 관계의 이해력이랄까, 그런 것도 안 좋아질 수 없겠다 생각이 들었다. 또, 길지 않지만 한 곡을 연주할 때면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곤 했다. 집중을 안 하면 연주를 못한다. 그리고 자기가 들으며 음을 만들기에 청음이 굉장히 좋다. 나중에 피아노 학원을 6개월 정도 다녔는데, 바이올린을 하던 실력이 있으니 남들의 두세 배로 진도가 넘어갔었다. 이론, 청음, 음악 등 이해도가 높았기 때문이었다.
- 바이올린은 스스로 감을 잡아 활과 손가락으로 소리를 내지 않으면 음이 나오지 않으므로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 유기적인 음의 연결을 이해하며 연주하니 이해력 또한 높아진다.
- 만들어 낸 음의 위치를 기억해야 다음에 또 내기 때문에 기억력이 좋아진다.
3. 건강한 신체와 규율이 몸에 학습된다.
자세가 좋지 않은 바이올리니스트를 본 적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제대로 허리를 세우고 서지 않으면 연주를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연주를 하려면 매우 강한 상완, 어깨 근육 및 코어힘이 필요하다. 한 번의 레슨 동안, 삼각근과 이두박근, 가슴 근육이 운동이 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체력이 증가하고 신체적으로도 곧게 성장할 수 있다. 올바르게 바이올린을 잡는 것은 소근육 운동 스킬을 향상하는 동시에 각 손으로 동시적이지만 서로 다른 복잡한 동작을 수행하기 위해 손재주와 정확성이 요구된다. 오랜 훈련을 통해 촉각, 청각, 시각적 자극에 반응하는 능력이 향상된다.
바이올린을 배우면 신체 협응력이 향상되어 자전거 타기와 같은 일상적인 작업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우리 아이는 두 발 자전거를 10분 만에 탔다. 바이올린을 연주하면 바이올린 현을 통해 자신을 표현할 수 있게 되는데, 이는 많은 십 대들이 긍정적으로 하기 어려운 일이다.
악기를 배우려면 규율이 필요하다. 우리 아이가 레슨 선생님에게 선생님께서 계신 오케스트라의 오디션 제의를 받은 적이 있는데, 이렇게 1학년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효과를 거두었던 이유는 매일 꾸준한 연습을 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아예 식탁 옆에 바이올린을 구비해 뒀다. 아이가 지나가다가 심심할 때마다 조금씩 건드리고 지나갈 수 있도록 아예 눈앞에 두었다. 점진적인 향상을 위해서 매일 시간을 따로 떼어 연습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것은 성격, 자립심, 자존감, 자기 인식을 구축할 수 있다고 한다.
6,7살 학부모님이라면, 아직 아무것도 사교육을 하지 않고 유치원만 다니고 있다면, 나는 적극적으로 바이올린을 추천한다. 전공하거나 오래 할 필요도 없다. 그건 아이가 선택할 것이다. 부모님은 뇌 훈련이라 생각하고 딱 2년만 가르쳐 보시라. 스즈키 진도를 막 뺄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나비야, 나비야'를 연주하더라도 매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바이올린을 배우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그 인내심과 끈기를 아이가 이겨내도록 엄마 아빠가 응원하셔야 한다. 2년을 배웠는데, '반짝반짝 작은 별'만 할 수 있다 해도 결코 헛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 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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