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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아이 갑자기 죽음이 무섭다고 울어요.

by 효나맘 2023. 1. 16.


뜬금없이 죽음이 무섭다고 우는 10살 아이.

 

 

몇 달 전, 아이와 함께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는데 갑자기 아이가 울기 시작했다. 놀란 나는 왜 그러냐고 물었다. 그러자 아이가 말하길, "엄마가 죽을까 봐 너무 무서워."라는 것이다. 아이고, 그랬구나. 살짝 웃음이 났다.. 사실 2년 전에도 잠깐 이럴 때가 있긴 했는데, 그냥 다른 말로 돌리면서 넘어갔었다. 그런데 이젠 아이가 더 성숙해져서 그냥 넘어가지 못할 것 같았다.

 


낮에 활동하는 시간엔 잘 생활하다가도, 밤에 잘 때만 되면 이불이 촉촉해지도록 우는 모습에 나는 인터넷으로 책을 검색했다. 근거를 대고 설명하려면 책만 한 게 또 없다. 우리 아이는 특히, 책의 권위를 믿는 편이라 설득하려면 책이 필요했다. 그래서 '요시타케 신스케'의 "이게 정말 천국일까?"와 "이게 정말 마음일까?"를 구매했다. 구매평이 제일 괜찮았기 때문이다.


이게 정말 천국일까?
이게 정말 천국일까?



"이게 정말 천국일까?" <요시타케 신스케>, 정말 추천하는 책.

 

일단 효과부터 말하자면, 단 하루 단 한 번에 우리 아이의 슬픔과 불안을 잠재워 준 고마운 책이다.
간단하게 얘기하면,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천국행 계획표를 읽고, 아이도 역시 나중에 천국 가서 할 일을 생각하다가 오늘 할 일의 계획표를 짜게 된다는 그런 이야기이다. 내가 잘 설명을 했는진 모르겠으나, 아이가 책을 읽고 받아들인다면 "아, 천국(하늘)은 내가 이다음에 가야 할 여행 중에 하나구나."라고 인식하게 너무 잘 설명해 놨다.

 



마치 여행 스케줄을 짜는 듯한 할아버지의 일기를 읽는 듯하다. 형언하기보단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아마 아이라면 더 공감 가는 문장과 에피소드들이 많기 때문에 재밌게 읽을 것이다. 죽음에 대해 내가 경험하고 배운 걸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지만, 또 왠지 그러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든다. 아직은 아이니까 가볍게 생각하길 바라는 게 엄마의 마음 아닐까? 신스케 작가는 남자인데도 어쩜 이렇게 섬세하게 글과 그림을 그릴 수 있는지, 그의 "이게 정말" 시리즈 중에 이 책이 최고라고 감히 말해본다.

 

 



그 외에도 맘카페에 검색해 본 결과 다양한 책들이 검색되어 리스트를 작성해 보았다.

 


[보고 싶은 마음 안아주기] - 쇼나 이시스 : 죽음을 겪은 후의 마음 치유를 위한 책.
[할아버지는 어디 있어요?] - 콜레트 엘링스 : 가까운 지인의 죽음을 겪은 아이를 위한 책.
[나는 죽음이에요.] - 엘리자베스 헬란 라슨 : 죽음이 무엇인지 개념을 말해주는 책.
[내가 함께 있을게.] - 볼트에 롤브루흐 : 죽음을 겪은 사람을 위한 책.
[무릎딱지] - 샤를로트 문드리크 : 엄마의 죽음을 겪은 아이를 위한 책.
[사탕] - 실비아 반 오먼 :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가볍게 풀어낸 책.
[지구별 소풍] - 류일륜 : 죽음을 맞이하는 태도를 알려주는 책.
[엄마가 유령이 되었어.] - 노부미 : 엄마의 죽음을 맞이하는 에피소드를 보여주는 책.

 

 

 

죽음에 관한 동화책
죽음에 대해 아이에게 알려줄 교육적인 책 소개.

 

 

불안을 잠재우는 걸 우선으로 하자.



아이의 뜬끔없는 이 불안을 이해하자. 가끔 그럴 때가 있지 않은가? 지금 너무 좋고 행복한데, 갑자기 이 모든 게 사라질 것 같은 두려움. 우리 아이가 지금 참 좋은가보다, 이렇게 생각하니 좀 귀엽다. 아무튼,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은 아이의 머릿속에서도 마찬가지다. 생각하고 말해도 끝이 없는 이야기니까 아이의 불안을 인정하고 잠재워줘야 한다. 마땅히 설득력 있는 이야기들로 말이다.


간혹 종교가 있는 부모들은 어려서부터 아이에게 죽음과 심판이라는 개념을 너무 일찍 알려준다고 생각한다. 나는 거의 무교에 가까워지긴 했으나, 정말 이런 교육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몇몇은 틀린 이야기를 한다고도 생각한다. 그러기에 나는 아이가 죽음에 대해 잘 받아들이고 긍정적이게 받아들이길 원했다. 어차피 태어난 이상 인간은 죽어가고 있다. 어려서 주는 이미지가 가끔 너무 강력하게 기억될 때가 있다. 그러니 아이에게 왜 그런 이야기를 하냐고 혼내지도, 별거 아니라고 대수롭게 넘어갈 수 없었다.

 

 

 



나중에 불안에 대해서 다시 포스팅할 거지만, 불필요한 불안은 자라나는 뇌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아이가 횡단보도에서 차를 조심하고, 낯선 사람을 경계하고, 새로운 환경에서 느껴지는 긴장 정도는 살면서 당연히 필요한 것들이다. 하지만 우리가 어렸을 때보다 엄청나게 넓어진 정보의 채널 때문인지 아이들은 과도한 불안에 휩싸여 산다.

 

 


아는 지인의 아이는, 불안장애가 너무 심해서 심리상담센터에 다닌다. 최근 아이가 가장 불안한 것은 전쟁이다. 러시아가 발발한 전쟁 때문에 아이는 극도의 불안장애를 느끼며 아직도 주 1회씩 센터를 찾는다. 아이의 불안을 하나 둘 잠재우면, 아이의 마음과 뇌 공간에 다른 것이 자리할 수 있다. 꼭 그냥 넘어가지 말고, 반드시 개념을 짚어주고 넘어가길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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